영지식 증명(ZK)은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도 사실을 증명하는 암호화 기술입니다. 영지식 증명을 사용하면 사용자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면서도 여전히 특정 사실을 증명할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영지식 증명이란 무엇이며, 핵심 기술적 특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영지식 증명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와 더불어 다양한 활용 예시에 대해서도 살펴보겠습니다.
1. 영지식 증명이란 무엇인가요?
영지식 증명(Zero-Knowledge Proof, ZK)은 어떤 사실이 ‘참’이라는 것을 증명하면서도, 그러한 사실의 세부 내용은 상대방에게 전혀 공유하지 않는 암호 기술입니다.
예를 들어, “제 계좌에 100만 원 이상이 있습니다”라는 사실을 외부에 증명해야 한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기존 방식이라면 계좌 내역을 조회해서 보여주어야 합니다.
그러나 영지식 증명을 사용하면 '사용자의 계좌에 100만원이 있다는 사실'만을 '외부에 증명'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국민은행 계좌에 100만원 이상이 있다는 공식 자료를 제출'하는 식이죠.
결과적으로, 영지식 증명을 활용하면 사용자 계좌의 세부 잔액은 전혀 공개하지 않고, “100만 원 이상임을 증명”할 수 있게 됩니다. 정말 흥미롭지 않나요?
2. 영지식 증명의 기술적 특징은 무엇인가요?
영지식 증명의 핵심은 '신뢰는 확보하되, 정보는 보호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영지식 증명 기술은 다음 세 가지 조건을 동시에 만족해야 합니다.
조건 | 설명 |
---|---|
완전성 | 주장이 사실일 경우, 검증자는 이를 인정할 수 있어야 함 |
건전성 | 주장이 거짓일 경우, 검증자는 높은 확률로 이를 거부할 수 있어야 함 |
영지식성 | 검증자는 해당 사실 외에는 어떤 정보도 알 수 없어야 함 |
3. 영지식 증명이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오늘날 영지식 증명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새로운 암호학적 기술이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영지식 증명은 기존 디지털 시스템에서 오랫동안 당연하게 여겨졌던 기술적 제약을 개선합니다.
특히 '어떤 가치를 얻으려면 다른 가치를 포기해야 한다'는 구조적인 트레이드오프(trade-off)를 근본적으로 재정의합니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기술 시스템은 아래와 같은 트레이드오프를 전제로 설계됩니다. 가장 간단한 예로, 속도를 높이면 비용이 높아지거나 보안이 낮아질 수 있는 문제가 있기 마련이었죠.
원하는 가치 | 대가로 발생하는 제약점 (개선안) | 이유 및 설명 |
---|---|---|
보안 강화 | 속도 저하 또는 사용자 불편 | 보안 절차가 늘어나면 UX가 저하될 수 있음 |
성능 향상 | 보안 취약 증가 또는 운영 비용 상승 | 빠른 처리 속도나 고성능을 위해 더 많은 자원을 소모 |
탈중앙화 구현 | 처리 속도 감소 또는 복잡한 합의 구조 | 노드 수가 많아질수록 합의에 시간이 걸림 |
프라이버시 보호 | 검증의 투명성 저하 또는 규제 대응 어려움 | 데이터를 숨기면 검증자 입장에서 판단이 어려움 |
또한, 이 중에서도 가장 해결이 어려웠던 것이 프라이버시와 검증 가능성의 충돌이었습니다. 즉, 어떤 정보를 검증하려면 결국 그 내용을 공개할 수밖에 없다는 구조가 기본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영지식 증명은 이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었습니다. 해당 증명을 사용하면 정보를 전혀 공개하지 않고도, 그 정보가 특정 조건을 만족한다는 사실만 증명할 수 있습니다.
즉, 영지식 증명 검증자에게 “이 사실은 참이다”는 결론만 제공하며, 그 사실이 어떻게 도출됐는지에 대한 과정이나 세부 정보는 전혀 노출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구조 덕분에 영지식 증명은 단순한 암호 기술을 넘어, 프라이버시 보호와 신뢰 기반 검증이라는 상반된 가치를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해결책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4. 영지식 증명의 다양한 활용 예시
영지식 증명 기술은 그 자체로 중립적입니다. 그러나 기술을 어떻게 설계하고, 사용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1) 토네이도캐시와 월드코인
이를 가장 극명하게 살펴볼 수 있는 사례가 바로 토네이도캐시(Tornado Cash)와 월드코인(Worldcoin)입니다.
항목 | 토네이도캐시 | 월드코인 |
---|---|---|
목표 | 사용자의 거래 익명성 확보 및 프라이버시 보호 | 중복 가입 방지를 위한 개인 식별 체계 구축 |
구현 방식 | 입금과 출금 간의 연결고리를 제거하여 추적 불가능하게 설계 | 홍채 스캔을 통해 생체 정보 기반의 유일한 디지털 ID 생성 |
결과 | 거래 당사자와 내역을 추적할 수 없음 (완전한 익명성 제공) | 각 사용자는 단 하나의 신원만 보유 가능 (1인 1계정 보장) |
토네이도캐시는 영지식 증명을 사용해 사용자의 익명성과 프라이버시를 보호합니다. 특별히, 입금 및 출금의 연결고리를 분리함으로써 해당 자금의 출처를 알 수 없게 만듭니다.
반면, 월드코인은 영지식 증명을 통해 개인을 명확히 식별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생체 정보에 기반한 개인 신원 확인이 가능합니다. 이처럼 두 프로젝트 모두 영지식 증명을 활용했지만, 프라이버시 강화와 신원 검증이라는 서로 다른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2) 조건식 프로그램 설계
영지식 증명을 활용하면 기존의 절차적 프로그래밍 방식을 벗어나 새로운 조건적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송금 서비스를 구현한다고 가정해볼 때, 일반적인 코드 흐름은 다음과 같습니다.
1. A의 잔고에서 100원 차감
2. B의 잔고에 100원 추가
하지만 영지식 증명은 과정을 숨기고 결과만 검증하므로, 다음과 같은 조건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1. A와 B의 전체 잔고 총합이 동일할 것
2. 음수 잔고가 없을 것
이처럼 영지식 증명은 “어떤 상태가 항상 참이어야 하는가?”라는 조건 중심의 사고를 요구합니다. 이러한 조건을 우리는 불변식(invariant)이라고 부릅니다. 불변식은 다음과 같이 활용될 수 있습니다.
활용 분야 | 불변 조건 (Invariant) 예시 |
---|---|
송금 시스템 | 모든 계좌의 잔액 총합은 거래 전후로 동일해야 함 |
투표 시스템 | 최종 집계된 투표 수는 실제 유권자 수와 일치해야 함 |
재고 관리 시스템 | 현재 재고 수량 = 누적 입고 수량 − 누적 출고 수량 |
AI 모델 평가 | 모델의 편향성 지표는 사전에 정의된 허용 기준 이하이어야 함 |
이러한 조건 기반 접근은 다음과 같은 장점이 있습니다.
- 중간 실패에도 결과가 무효화되어 일관성이 유지됩니다.
- 명령어 순서가 없으므로 병렬 처리에 유리합니다.
- 시스템 핵심 특성을 설계 초기에 명확하게 정의할 수 있습니다.
5. 마치며
영지식 증명은 '정보를 숨기되 사실임은 증명'할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입니다. 이를 통해 사용자의 프라이버시 및 보안을 유지하면서도 해당 사실의 진위 여부를 검증할 수 있죠.
그러나 영지식 증명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시스템 설계를 위한 구조적 철학이기도 합니다.
- 어떤 정보는 왜 검증되어야 하는가?
- 검증은 가능하되, 정보는 왜 보호받아야 하는가?
- 기술은 중앙화되는가, 또는 분산되는가?
이처럼 영지식 증명은 단순한 기능보다는 방향과 목적을 함께 고민할 때 더 큰 가치가 있는 기술입니다. 영지식 증명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프라이버시를 보호할 수도 있고, 또는 철저한 검증 및 감시의 도구가 될 수도 있습니다.
현재 영지식 증명은 빠르게 확장되고 있으며, zk-rollup, zkEVM, ZKML 등 다양한 기술들이 실사용 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영지식 증명은 향후 개인정보 보호, 디지털 신원 인증, AI 검증 등 수많은 분야에서 앞으로도 더 많이 활용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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